[영화] 아노라: '귀여운 여인'과 '기생충' 이 만나면..
1. 작품 정보
제목: 아노라 (Anora)
감독: 션 베이커 (Sean Baker)
출연: 마이키 매디슨
장르: 드라마
수상: 2024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, 아케데미 시상식 작품상, 감독상, 여우주연상, 각본상, 편집상
‘경계선’에 선 인물들의 이야기.
스트립 댄서와 러시아 재벌 2세의 우연한 만남은 처음엔 사랑처럼 보이지만, 점차 냉혹한 얼굴을 드러냅니다.
귀엽고 감각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외피를 입고 시작해, 계급과 국적, 돈과 권력의 문제로 흘러가는 이 영화는 끝내 아무도 구원하지 않습니다. 그리고 그것이 이 영화의 진심입니다.
2. 줄거리
뉴욕에서 스트립 댄서로 일하는 아노라.
그녀 앞에 러시아에서 온 젊은 남자 ‘이반/반야’가 나타납니다.
놀랍게도 그는 러시아 재벌의 아들이고, 공부하기 미국에 왔지만 정말로 놀기에 진심입니다(아직 영어도 어색합니다.)
이반/반야는 아노라에게 말합니다.
“일주일 동안, 내 여자친구가 되어줘.”
이 말도 안 되는 제안은 곧 진짜 연애처럼 흘러가고, 갑작스레 놀러간 라스베가스에서 결혼식을 올립니다.
이반/반야에게 이 모든 건 충동적 일어난 평소와 같은 헤프닝이었지만,
아노라에게는 나름 진심이었던 순간이습니다.
이반/반야의 가족은 돈과 권력을 동원해 그를 ‘구출’하려 들고,
이반/반야의 가족에게 동원된 부하들과 아노라는 이 과정에서 함께 외면 당합니다.
아노라는 자신이 속하지 못했던 세계의 벽을 넘어 갈 수 있을 지..
3. 후기 – 웃픈 로맨스, 처연한 현실
2020년대 버전의 ‘귀여운 여인’처럼 시작한 영화는 ‘기생충’ 같은 모습으로 끝났습니다.
처음엔 사랑처럼 보였지만, 나중엔 계급을 이용한 거래였고,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됩니다.
그런데 이 영화는 슬프기만 하지 않습니다.
웃프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. 웃음 뒤에 남는 씁쓸함은 오래 갑니다.
외줄을 타는 것 같았던 아노라가 다시 웃고 있기를 기원합니다.